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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경제위기…일자리에도 ‘경고등’

작성자 : 관리자 / 날짜 :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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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일자리도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가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낙관이 어렵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코로나가 급속히 퍼지면서 글로벌 경기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경제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속도조절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특히 항공이 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여행수요가 급감하며 비행기를 놀려야할 처지에 놓이자 노선 구조조정과 함께 대규모 무급휴직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신규채용에도 빗장을 걸었다.



지난해 불거진 한·일 경제 갈등 여파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회사 생존을 걱정해야할 위기에 직면했다. 일자리를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9개 항공사 중 올해 상반기 신규 객실승무원을 뽑는 곳은 에어프레미아 1곳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없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신규 기체 도입이 예정돼 그나마 수요가 생겼다.
 

여객수요 감소에 따른 운휴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항공사들은 당장 남아도는 인력 운용을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휴직(유급·무급) 제도를 통해 급한 불은 껐지만 경기불안이 계속될 경우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전국 사업장 1만여곳에서 근로자 약 12만명이 유급 휴업·휴직을 신고했다. 항공 부문에서만 8000여명이 휴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제조·서비스업 고용시장도 한파다. 정제마진 하락과 경기불안이 겹치자 에쓰오일은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정유업계는 항공유 판매 감소 등 이동제한으로 비롯된 수요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2008년 한라그룹에 재인수된 후 처음으로 전체 생산직 대상의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르노삼성차도 7년 만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7일까지 선임 이상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36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자동차 업황 부진도 이유지만 코로나 사태로 생산·내수·수출 부진이 심화된 것도 희망퇴직 결정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기초체력이 탄탄한 중견·대기업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감안하면 중소기업에서의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고용시장의 어려움은 신규채용에도 약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상반기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기업 126개사 중 27.8%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국·내외 경제 악화(43.6%), 회사 내부 상황 악화(34.6%)를 채용규모 축소의 이유로 지목했다.

해당 설문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기 전 이뤄진 조사로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직전”이라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줄면 소비감소에 따른 경기위축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활성화 유도 등이 시급하고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유연성 확보, 임금과 노사관계 안정을 포함해 경제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