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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이삿집 보지도 않고 일단 계약…‘천만 멈춤 주간’의 삶

작성자 : 관리자 / 날짜 :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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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등도 거들면서 일상생활도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주부터 20일까지 ‘천만 시민 멈춤 주간’(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으로 운영, 코로나19 확산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서울 양천구의 한 예식장에서 식을 올린 이모씨(32·여)는 결혼식을 앞두고 하루에도 수차례, 결혼식을 미뤄야 하나 고민을 거듭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당장 하객을 줄여야 하는데, 누구는 초대하면서 누구한테는 오지 말라고 말하기가 미안해 제일 힘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직장동료에게도 초대를 번복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결혼식에선 신랑과 신부를 제외한 전원이 마스크를 썼다.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홀에는 49명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식은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됐다.
 

이씨는 “하객 중에서도 식사를 하지 않고 가신 분들이 많아 마음이 쓰였다”면서 “식 전에는 많이 심란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셔서 감사했다.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은 것 등 나중에는 모두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사를 앞둔 이들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집 보여주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탓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했다.

A씨는 “집 전세 만료일이 한 달가량밖에 남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을 보여주지 않는 곳이 많아 주말에도 부동산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며 “일부 부동산에서는 매물을 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금만 거는 경우도 있다고 해 초조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이 ‘어쩔 수 없는’ 사연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이들 때문에 한쪽에선 ‘풍선효과’도 일어나는 모양새다. 대형 카페를 닫으니 소규모 카페에 모이고, 식당과 술집 문을 닫으니 한강공원으로 향한 것.

이에 이날부터 프랜차이즈 제과제빵점과 아이스크림·빙수점도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판매만 허용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전날 브리핑에서 “시민여러분께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취식과 야간 음주 등을 자제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들이 PC방이 막히니 모텔에서 다같이 컴퓨터 게임을 하고, 클럽을 금지했더니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 논다고 하더라”며 “결국 개인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